대학생 준수랑 준수 여친이 싸운 이야기
준수랑 준수 여친 웬만한 일로는 잘 안 싸우고 서로한테 큰 소리 내지도 않는 나름 평탄한 연애하는데... 연애하는 내내 준수가 진짜 진심으로 여친한테 화낸 적 딱 한 번 있음 순도 100% 여친 잘못에서 비롯된 그 사건... 여친은 이때의 기억을 그냥 인생에서 통째로 도려내고 싶어함 ㅋㅋ
어떤 사건이었냐면...
어느 여름에 준수 저녁 훈련 끝나고 잠깐 만나서 이야기 하다가 여친이 준수야 나 오늘 과 애들이랑 술 마실 듯? ㅎㅎ 하고 술 약속 가는 거 당일 통보하는데 원래 성준수 여친의 사회 생활에 깊게 터치 안 하는 타입이라 그날도 다른 때처럼 응 적당히 마시고. 다른 때는 몰라도 집에 갈 때는 나한테 꼭 연락하고. 데리러 가게. 대답하고는 친히 약속 장소로 데려다주기까지 한다
성준수가 여친 삶에 깊게 간섭하지 않는 이유... 절대 사랑하는 마음이 작아서가 아니고 오히려 그 반대로 너무 사랑하니까 걔가 하고 싶은 거는 다 했으면 좋겠고 그러면서 많이 웃었으면 좋겠고 ㅋㅋ 걔가 하고 싶다고 하는 일에 자기가 괜히 브레이크 걸고 싶지 않기 때문임 그런 맥락에서 술자리도 누가 봐도 아 이건 아닌데 싶은 구성 아니면 담백하게 보내준다 건강과 안전은 예외인 부분이라 ㅋㅋ 적당히 마시란 말은 하겠지만
근데 어느새 시간은 이미 새벽 1시를 훌쩍 넘겼고 자주 연락한다던 여친은 감감무소식이고... 준수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아무리 사람 바글바글한 대학교 앞 술집이라고 해도 위험하지 않은 건 아니니까 ㅋㅋ 그리고 자기가 아무리 적당히 마시고 오라고 당부했다고 해도 여친의 평소 음주 습관과 지금까지 연락 없는 상황의 조합으로 봐서는 얘 지금 100% 제정신 아니다 싶어서 다리만 달달 떨다가 벌떡 일어나서 볼캡 하나 대충 눌러 쓰고 현관에 놓여 있던 눈에 보이는 슬리퍼 신고 오피스텔 뛰쳐 나감
자리 옮겼다는 연락 없었으니까 일단 자기가 데려다 줬던 술집 앞으로 가면서 계속 카톡 넣어보는데 아까부터 1 표시는 사라질 기미가 안 보여서 개답답해짐 전화도 계속 걸어보면서 그 술집 안에 들어 갔는데 이미 자리 옮겼는지 여친 일행은 보이지도 않고... 준수 겨우 참고 있던 인내심 폭발해서 진짜 개빡치게 됨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없다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어떤 여성의 목소리만 지금 몇 번째 듣고 있는지 세기도 짜증나고 입고 있던 반팔티는 땀으로 다 젖어가도록 뛰어 다니면서 정문 후문 할 것 없이 눈에 보이는 술집 다 뒤져보는데도 안 보임... 성준수 기어코 남문 앞까지 가보는데 그제서야 다른 애들은 다 어디 갔는지 모르겠고 혼자 나와서 술집 앞 노상 의자에 앉아서는 벽에 머리 기대고 졸고 있는 여친 발견함 그런 걔 모습 본 성준수 그냥 어이가 없다... 저지경이 되도록 마신 건 둘째 치고 지금 새벽 2시가 다 되어 가는데 혼자서 밖에 나와서 저렇게 무방비한 상태로 자고 있다는 사실이 제일 안 믿김 ㅋㅋ 다른 애들은 어디 가서 뭐하고 있나 싶고... 또 이번이 2차인지 3차인지도 모르겠지만 뭐 이까지나 멀리 나와서 술을 마셨는지 이해도 안 가는 성준수... 자기는 이런 적 한 번도 없으니까
성준수 성큼성큼 다가가서 앉아 있는 걔 앞에 가서 서는데도 인기척 못 느끼고 정신은 그냥 당연히 못 차리고 그냥 그 자세 그대로 있는 꼴 보고 진심 스팀 머리 끝까지 차올라서 여친 어깨 흔들어 깨운다 그러면 걔 안 그래도 과음해서 머리 깨질 것 같은데 누가 자기 흔드는 느낌 나서 아 뭐야 하고 짜증내면서 눈 뜨는데... 그런 여친 앞에 있는 거... 뭔 야차 같은 얼굴을 하고 자기 내려다보고 있는 남친 ㅋㅋ 여친 깜짝 놀래서 잠깐 정신 번쩍 돌아와가지고는 어 준수야... 함
성준수 다른 사람한테는 이새끼 저새끼 돌았냐 미쳤냐 뒤질래 인생 하직하고 싶냐 시바꺼 이런 말 서슴없이 하면서 걔랑 연애 시작하기 전에 썸 탈 때부터 한 번도 여친 앞에서는 험한 말 한 적 없는데 이때 진짜 화 머리 끝까지 나서 이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좀 세게 말함
야 여주야 너 진짜 돌았냐? 니 휴대폰은 씹 뭔 장식이야? 하는데 이미 만취한 여친 준수 보고 놀라긴 놀랐는데 술 다 깬 거 아니라서 사고 회로 제대로 작동 안 함 그냥 준수를 알아보기만 한 것일 뿐... 자기 잘못 인지도 못하고 아 얘는 왜 갑자기 와서는 짜증부터 내지? 싶어서 여전히 자기 어깨에 올라와 있는 준수 손 팍 내치면서 아 왜 짜증이야 하고 적반하장으로 화 냄...